작품 파쇄, 가치 전복, 의외의 희망...영화 <뱅크시>

2022. 8. 21. 15:08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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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으로 상식을 무너뜨리는 작품 활동, 작품마다 가치를 전복시키는 메시지로 화제의 중심이 되면서 세계적인 팬층이 늘어가고 있는 거리의 아티스트 뱅크시를 다룬 영화 <뱅크시>가 8월 11일 개봉 후 호평이 이어지는 가운데, 왜 지금 이 영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살펴본다.      [감독 : 엘리오 에스파나 | 출연 : 뱅크시, 벤아인, 스티브 라자리데스, 존 네이션, 펠릭스 'FLX'브론, 알란 KET, 스케이프마르티네즈, RISK등 | 수입/배급 : (주)마노엔터테인먼트]


소더비 경매 작품 파쇄 사건으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익명의 아티스트 ‘뱅크시’의 작품세계를 추적하는 영화 <뱅크시>는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상업주의에 경종을 울린다. 영화의 예고편은 ‘풍선과 소녀’가 소더비 경매에서 낙찰되는 순간 파쇄 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는 모든 것이 금전적인 기준에 따라 그 가치가 평가되는 것에 지친, 작품의 작가 ‘뱅크시’의 의도에 의해 일어난 사건이었다. 경매장에서 높은 금액에 거래되는 작품만이 진정한 예술이고 길거리에서 싼 값에 파는 그림은 진정한 예술이라 할 수 없는 걸까? 많은 관람자의 무의식에 자리 잡은 예술에 대한 편견에 영화 <뱅크시>는 질문을 던진다.

 


예술의 상업주의는 권위주의와도 맞닿아있다. 뱅크시는 영국의 대영박물관,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등 권위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무단으로 설치하며 그 권위에 도전한다. 작품의 관람자들은 뱅크시의 작품이 무단으로 설치된 것을 며칠이 지나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작품이 그 곳에 있기에 관람할 만한 것,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영화 <뱅크시>는 아티스트 뱅크시의 ‘도둑 전시’ 순간을 따라가며 기존의 예술이 가졌던 권위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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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영화 <뱅크시>는 관객에게 의외의 희망을 선사한다. 영화 속 아티스트 뱅크시는 반상업주의의 뜻을 가지고 경매장에서 자신의 작품을 파쇄하지만 파쇄된 작품은 아이러니하게도 더 높은 금액에 거래 된다. 예술이 고도로 상업화 되는 것을 조롱한 퍼포먼스가 반대되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그러나 영화를 통해 이 순간에 함께한 한 관객은 “무력함과 절망이 아닌 위대함과 희망을 느끼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경험”(인스타그램, hw****)을 했다고 답한다. 이는 그 동안 예술 향유에 소외되어왔던 이들을 예술의 즐거움으로 끌어들이고 쥐, 원숭이 같은 동물로 비유된 힘 없는 이들이 예술계, 더 나아가서는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드러낸 아티스트 뱅크시와 영화 <뱅크시>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2010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었으며(이때 그는 종이 봉지를 뒤집어 쓴 사진을 공개했다), 2019년에는 미켈란젤로를 제치고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 1위’에 오른 뱅크시에 관한 영화 스트릿 아트 다큐 <뱅크시>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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