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읽은 책-시대와 베스트셀러

2018. 9. 28. 12:18라이프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관장 주진오, 이하 박물관)은 한국 현대사 교양총서 16권 『대한민국이 읽은 책-시대와 베스트셀러』를 발간했다. 출판평론가 표정훈이 집필한 이 책은 1945년 광복 이후부터 2000년까지를 일곱 시기로 나누어 출판의 역사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시기별 사회적 특성을 고찰하고, 열네 개의‘베스트셀러 현상’을 통해 시대를 진단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읽은 책-시대와 베스트셀러』는 누구나 한 권쯤은 읽어보았음직한 책에 대한 소개를 그 시대상에 대한 진단을 함께 풀어냄으로써 독자들마다 그 시대로 돌아가 추억을 회고해 보는 쏠쏠한 재미도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박물관 문화 상품점 및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시중 대형 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고, 전국 공공도서관 및 대학 도서관 등에서도 볼 수 있다.


책의 주요 내용


“책과 출판은 시대의 거울.”이라고 말하며 표정훈은 한국 현대사를 설명하는 첫 번째 베스트셀러 현상으로 정비석의 <자유부인>을 꼽는다. <자유부인>은  광복 이후 최초 1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로 성윤리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영화로도 인기를 끌었다. 6.25전쟁이 끝나고 사회 일각에서는 사교춤이 유행하고,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많은 여성들이 직업전선에 진출했으며, 전쟁이 끝났다는 안도감이 폐허에 가까운 현실과 맞물려 허용, 퇴폐풍조가 일어난 사회상의 단면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두 번째 현상은‘수필 베스트셀러’이다. 김형석, 안병욱 교수는 비소설 분야 장기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였다. 김형석의 『영원한 사랑의 대화』는 소설 분야 베스트셀러보다 더 많이 팔린 첫 책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법정스님의 에세이집들, 조세희『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유안진 수필 『지란지교를 꿈꾸며』 등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수필 베스트셀러 현상은 3저 호황을 구가하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지만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크게 엇갈리면서 경쟁과 소비의 사이클 속에서 지쳐만 가고 황폐한 마음을 추스르고 싶어 하는 마음이나 소비사회 속에서 비우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그 시기 현실 상황과 사람들의 집단적 욕구와 경향을 반영한다고 말하고 있다.  


세 번째, 1960년대와 1970년대 초는 독자 대중의 지적, 문화적 욕구가 폭발적으로 분출했던 시기로 ‘전집시대’로 규정하고 있다. 이른바 거실 한편에 육중한 느낌의 책장이 들어선 ‘과시적 교양주의’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소년소녀 세계명작전집』,『세계문학전집』들이다. 피폐했던 50년대를 통해 잠재되어 있을 수밖에 없었던 지적, 문화적 욕구가 분출한 것이다.


네 번째, 1970년대 중반은 삼중당 문고의 전설을 낳은 문고본 베스트셀러 시대이다. “이와나미(岩波)처럼 문화한국을 건설하자”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지식교양의 중요한 젖줄이자 하나의 문화의 지표였던 문고본 베스트셀러 현상의 지속은 청소년 학생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고, 목록에 따라 읽고 상을 주는 자유교양대회는 문고 전성시기의 배경이기도 했다고 평가한다.    


다섯째, 밀리언셀러 시대를 연 『인간시장』은 첫 권이 나오기 무섭게 10만부가 팔렸고, 우리나라 출판 역사상 최초 밀리언셀러가 됐다. 인신매매 본거지와 집창촌을 중심으로 사회의 모순을 폭로하며 1980년대의 시대의 울분을 드러내는데 일조했다고 평가한다. 


여섯째, 1980년대는 명상서적 베스트셀러 현상으로 억압적이고 암울한 현실에 대처하는 방식 가운데 하나로 내면으로의 침잠, 안심입명(安心立命) 하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아졌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류시화, 크리슈나무르티와 라즈니쉬 등의 책이 베스트셀러 대열에 섰다. 


일곱째, 금지된 베스트셀러 1980년대의 사회과학출판 시대는 사회구조와 역사발전 단계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현실의 모순을 분석하고 모순을 타파해 바람직한 현실을 만들어나가는 실천 이론서들이 출판되었다. 출판 탄압과 암울한 출판 검열의 시기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저자 이름이 표시될 수 없었던 『철학 에세이』, 이진경(혹은 박태호), 박현채 등 사회구성체 논쟁의 사회과학서들이 논쟁의 중심에 섰다.


여덟째, 1990년대 초 역사인물소설이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소설 동의보감』『소설 목민심서』『소설 토정비결』은 ‘트로이카’로 일컬어지며 대표적인 밀리언셀러가 되면서 평전의 대체물로 자기계발서 구실까지 겸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아홉째, 베스트 셀러 조건, 3T, 즉 제목(Title), 출간 시기(Timing), 목표 독자층(Target)을 들곤 하는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출간 시기, 즉 타이밍 측면에서 가장 성공한 베스트셀러였다. 북핵 위기 상황이라는 타이밍이 400만부가 팔린 이유와 불가분의 관계였다고 소개하고 있다.


열 번째, 자기계발 베스트셀러 현상은 1970년대 초부터 등장했는데 자기계발은 모든 책임이 사회가 아닌 개인에게 전가되는, 지그문트 바우만(Zygmunt Bauman)의 모든 것이 불확실한‘액체 근대(liquid modern)’ 현실에 비유한다. 자기 계발은 불안과 불확실성 시대를 사는 개인의 눈물겨운 투쟁이라는 것이다. 


열한 번째, 지식 대중화 시대의 베스트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90년대 이후 독자 대중의 관심이 넓은 의미의 문화로 바뀌면서 인문교양서 밀리언셀러가 된 책이다. 이른바 80년대가 ‘사회과학의 시대’라면, 90년대는 ‘문화의 시대’로 일컬어지는데 이 책은 문화의 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콘이자 문화 트랜드를 바꾼 책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삼국지 영원한 베스트셀러, 과학 교양 베스트셀러, 잡지베스트셀러 현상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작가소개(표정훈)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출판평론가, 저술·번역가·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 특임교수,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강사 등을 역임했다. (재)김구재단, 삼성출판박물관 기획위원으로 일했다. 네이버 캐스트, 인물 세계사, 동아일보 ‘호모부커스’ 등을 연재했다.


대표 저서로는 『책은 나름의 운명을 지닌다』, 『탐서주의자의 책』, 『나의 천년』, 『철학을 켜다』, 『HD 역사스페셜』외 다수가 있다. 대표 번역서로는『젠틀 매드니스: 책, 그 유혹에 빠진 사람들』(공역), 『중국의 자유 전통』,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고대 문명의 환경사』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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